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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오페라理인벤션-플레이캠퍼스 2025정기연주회

 

플레이캠퍼스 2025정기연주회

오페라인벤션 Opera Reinvention

작품 해석 너머 오페라 장르 해체 재창조

유럽 중세의 세계관을 뚫고 나온 오페라는 혁명의 장르였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혁명이 그렇듯 오페라도 시대와 타협하며 변화한다.

특히 근대의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물들면서 르네상스 인문주의를 노래한

오페라는 체제 유지와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드라마로 편중된다

(니체가 바그너를 비판하고 비제에 열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플레이캠퍼스 2025정기연주회 <오페라인벤션> Opera Reinvention

심오하고 심각하다 못해 심란한 내용을 심심풀이로 풀어제끼는 인문학 강연과

오페라 공연으로 작품 해석 너머 오페라 장르 해체 재창조를 시도한다.

 

 

 

오페라理인벤션_No.1 라보엠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렉처콘서트

2025. 4. 23(수) 7:30pm 플레이캠퍼스

(인천광역시 중구 답동로30번길 9) 

 

피아노_강지혜, 바리톤_홍승범, 소프라노_김기쁨

진행_장한섬 (오페라 연출가)

 

관람료_30,000원 (예매시 20,000원)

예매 신청(아래 클릭) 마감: 4/18(금)

https://forms.gle/zpdWFSekFbzXVhNH6

 

주최_플레이캠퍼스

주관_吉오페라

기획&홍보_미디어밥&플레이캠퍼스

후원_인천문화재단, 인천광역시

 

문의_playcampus@daum.net

 

※ 이 사업은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에 선정되었습니다.

 

 

예술 청춘 그리고 도시의 함수
: 1840’s 파리의 88만원 세대 <라보엠>의 청춘들

 

자본주의가 망하지 않는 한 품절 없이 팔리는 대표적인 작품이 소설 『위대한 개츠비』(1925)와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1896)이다. 전자는 1920년대 흥청망청 자본주의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에, 후자는 1890년대 낭만주의가 황혼기에 달했던 시기에 등장한다.

오페라 <라보엠>의 시대적 배경은 1840년대 파리(원작 소설은 1830년대 파리)로, 에릭 홉스봄이 말한 『자본의 시대』(1848~1875)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시대이다.

 


“19세기 중반 예술의 평가에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라는 물음은 정당한 물음이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물음이었다. 이에 대한 일반적인 답은 ‘현실’과 ‘생활’을 말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중략) 19세기 중반의 부르주아지는 그 승리에 의해서 한결 절박해진 딜레마로 인해 자기 분열에 빠져 있었다. 부르주아지가 소망했던 자기 상(像)으로는 모든 현실을 표현할 수가 없었다. 현실은 빈곤과 착취와 불결의 그것이었으며, 유물론적인 성격을 띠었고, 그들의 정열과 열망 그 자체가 안정성—부르주아지의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벌써 그것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을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홉스봄 『자본의 시대』  (한길사, 1998)  543쪽

 


오페라 <라보엠>은 위와 같은 시대적 산물이다. 요점은 이러한 시대적 산물을 구경거리로 관람하면 그만이지만, 그 작품에 담긴 가치관과 세계관이 지금도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다락방에 사는 <라보엠>의 예술가들은 가난으로 사랑이 병드는 것이 아니라 병든 세상 속에서 사랑의 가난함으로 이별의 두려움과 버림받지 않으려고 퇴행적인 행동을 한다. 즉, 그들은 저항과 비판 대신 유행과 낭만을 따른다.

그들이 살았던 1830~1840년대는 자본주의와 함께 프랑스 혁명(1789~1794)의 이상이 나폴레옹과 조카(나폴레옹 3세)의 변질과 배반으로 공화국에서 왕조로 되돌아서는 반동과 퇴폐의 시절이었다. 청춘의 혁명은 오페라 <라보엠>(1896) 발표 후 70여 년 후 ‘68혁명’으로 일어난다.

1960년대 미국(최초의 20세기 출신) 대통령 케네디가 암살되자 서부 텍사스 출신 린든 존슨이 대통령이 되고 정치와 경제가 불안한 시기로 베트남 전쟁(반전운동)과 민권운동, 성해방과 여성운동 그리고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일어나는 혁명의 시기였다. 무엇보다 비틀즈가 미국에 진출하여 빌보드 차트 1위로 등극한 해이다. 오페라 <라보엠>의 예술가들은 다락방에서 궁상을 떨며 애인의 죽음을 무기력하게 맞이하지만, <라보엠>의 후예라 할 수 있는 리버풀 (노동계급) 출신의 아들세대인 비틀즈는 새로운 세상을 연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김승옥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이 상징하듯 공적영역에서 (기성세대의 자살을 목격한 후) 다시 사적공간으로 분열되어 사라진다. 더 불행한 것은 60년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시장’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유주의적 경쟁 시장이 아니라, 위계적으로 분단되고 분절되어 이념 ‧ 가문 ‧ 학벌 ‧ 인맥으로 엮이고 통합된 ‘동아시아 위계 조직’들 간의 카르텔에 가깝다. (중략) 한국형 위계 구조에서 20대는 치열한 경쟁에 몰두하고, 일단 위계 구조에 진입한 후에는 승자와 패자 간의 소득 차이가 시장자유주의 못지않게 커지며, 위계 간 이동성은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악명 높은 보수주의(독일) 체제에 근사하고 있다. 패자에 대한 안정망은 영미권의 시장자유주의만도 못하다.”
                                                                                  - 이철승 『불평등의 세대』 (문학과지성사, 2019) 134~135쪽

 

 

오페라 <라보엠>  죽음과 그 너머의 역설

오페라 <라보엠>을 관람할 때 여주인공 미미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고, 죽음 앞에서 미미의 존엄을 지켜준 미미의 친구들(공동체)을 주목하자(영화 [대부Ⅲ] 마지막 장면과 비교하라). 이 작품이 매년 크리스마스 무렵 무대에서 빛나는 이유는 죽음 너머 연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페라 <라보엠>과 함께 시대 변화와 청춘의 예술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통찰하고자 한다.

 


장한섬(오페라 연출가)

 

 

대부 (엔딩)

https://youtu.be/5smZlSRW-10?si=M2g59Zmq5vINRlLX